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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미국 지역 은행 부실 사태 지속, KRE ETF 투자 유의해야

by 웅드리치 주식투자 :) 2024. 5. 21.

 

미국 FDIC의 파산은행 리스트에 필라델피아 소재 리퍼블릭 퍼스트은행이 최근 추가되는 등 지역 은행 부실 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지역 은행 ETF인 KRE는 작년 8월 이후 10% 상승에 그쳤는데, 높은 변동성을 감안하면 저조한 수익률이라 할 수 있다. 펀더멘털 측면에서도 당분간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자산·부채 만기 불일치로 인한 추가 손실 불가피

 

대부분의 은행들은 보유 자산을 공정가치로 반영할 경우 순자산가치가 거의 없는 수준이다. 전체 미실현 손실액이 약 2조 달러로 자본금(2.3조 달러)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장기금리 상승으로 인해 보유자산 가치 하락 압력도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금리 차트]

금리 차트

 

문제는 은행들, 특히 소형 지역 은행일수록 유동성 악화 시 이러한 손실을 실현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자본 적정성이 떨어질수록 유동성 확보도 어려워지는 악순환에 빠질 위험이 있다.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

 

지난해 말부터 은행 예금이 유의미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요구불예금이 줄고 이자를 더 주는 정기예금으로 옮겨가는 현상이 뚜렷하다. 최근에는 정기예금 증가세마저 둔화되며 전반적인 예금 유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요구불예금 및 정기예금 추이 차트]

요구불예금 및 정기예금 추이 차트

 

여기에 Fed의 양적 긴축 기조 속에서 유동성 공급 축소는 은행권 자금 사정에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역 RP(환매조건부채권) 매각을 통해 활용할 수 있었던 초과 준비금도 4개월 내 고갈될 것으로 보인다.

 

자금 조달 비용 급등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악화 역시 은행 실적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금리로 인한 부동산 경기 악화도 뇌관

 

지역 은행들의 상업용 부동산(CRE) 대출 비중이 높다는 점도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금리 상승에 따른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관련 대출 자산의 건전성이 크게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소형은행 CRE 대출 연체율 차트]

소형은행 CRE 대출 연체율 차트

 

실제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이미 지난 6개월간 22% 급락했다. 최근 모기지 금리 반등까지 겹치며 추가 하락 압력이 커지고 있다. 대출 부실이 현실화될 경우 자본 적정성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Fed의 유동성 공급만으로는 역부족

 

Fed로서도 유동성을 확대할 수 있는 여력이 크지 않아 보인다.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하는 상황에서 시중에 돈을 풀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대출 부실이 본격화될 경우 Fed의 선제적 대응에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Fed는 시스템 리스크를 차단하는 최소한의 조치에 그치고, 부실 지역 은행을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을 용인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은행 간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KRE의 평균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99배로 장부가치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미실현손실을 감안한 실제 순자산가치는 이보다 훨씬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 수익성 또한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지표
P/E 10.7배
P/B 0.99배

(P/E는 직전 12개월 EPS 기준이며 적자 기업 제외)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만큼 Fed의 유동성 공급 기조에 따라 향방이 바뀔 수는 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한 근본적인 해법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오히려 당국이 문제 은행 퇴출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2023년이 지역 은행 발(發) 금융 불안의 전주(前奏)였다면, 2024년은 본격적인 구조조정 국면이 될 전망이다. 유가 급등 등 대외 변수의 영향에도 주목해야 한다. 일본 엔화 약세가 지속되는지 여부도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심화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KRE, 추가 약세 불가피해 보여

 

종합해 보면 은행 자산·부채 만기 불일치에 따른 손실 누적, 예금 유출 등 유동성 위기가 지역 은행 부실의 뇌관이 되고 있다. 자본 적정성을 갖춘 대형은행과 달리 지역 은행들의 연쇄 파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자금시장 경색에 따른 금리 상승이 대출 부실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리스크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Fed의 제한적인 유동성 공급만으로는 위기를 막기에 역부족해 보인다.

 

오히려 Fed가 물가 안정에 방점을 두고 일부 부실 은행 퇴출을 용인하면서 KRE의 추가 약세를 자초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주에 대한 투자 심리는 당분간 위축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특히 지역은행 주식들이 계속해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은행 섹터에 투자해야 한다면 대형 은행 주식을 선택하는 것이 더 나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참고

KRE: Drying Liquidity Will Test Regional Banks This Summer by Harrison Schwar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