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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IBM 주가 저성장에 갇힌 배당주로 전락 매력 반감된 이유는?

by 웅드리치 주식투자 :) 2024. 6. 15.

IBM, 저성장에 갇힌 배당주로 전락.. 매력 반감된 이유는?

 

IBM의 주가가 지난 1년 동안 35%가량 상승했지만, 이는 자체적인 성과 개선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시장 전반의 훈풍에 따른 수혜인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 관점에서 IBM의 전략은 달라진 것이 없어 성장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IBM vs. S&P 500 vs. 나스닥 수익률 추이]

[IBM vs. S&P 500 vs. 나스닥 수익률 추이]

 

IBM 주가의 가파른 상승은 지난해 3분기 깜짝 실적 호조에 기인한 것으로 여겨졌으나, 실제로는 장기물 국채 발행 축소에 따른 듀레이션 효과가 더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기술주 전반의 강세에 편승한 결과로 해석된다.

 

반면, 2024년 1분기 실적은 오히려 실망스러운 수준에 그쳤다. 시장 기대치를 간신히 상회하는 수준에 불과했고, 매출 증가율 역시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경영진은 대규모 인수합병(M&A)에 공을 들이면서도 자체적인 내실은 다지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장기적인 성장 동력 확보가 시급해 보인다.

 

 

해시 코프 인수로 멀티 클라우드 역량 강화.. 그러나 시너지는 미지수

 

1분기 중 IBM은 70억 달러 규모로 해시 코프(HCP)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멀티 클라우드 플랫폼에 대한 투자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인수금액 자체는 주주가치를 훼손할 만큼 거액은 아니지만, 2019년 이후 50억 달러에 이르는 M&A 행진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점이 우려를 자아낸다.

 

IBM은 인수합병에 자본의 대부분을 투입하고 있으나, 정작 유기적인 성장은 부진한 상태다. 2019년 이후 연평균 매출 증가율이 고작 1.7%에 불과한 점이 이를 방증한다. 해시 코프 인수가 실적 개선으로 직결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IBM 연도별 인수금액]

[IBM 연도별 인수금액]

 

IBM은 인수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지만, 정작 내부 투자는 상대적으로 부족해 보인다. 최근 5년간 인수금액과 자사주 매입, 배당금 지급액을 모두 합하면 영업현금흐름과 맞먹는 수준에 이른다.

 

[IBM 영업현금흐름 & 현금 사용 추이]

[IBM 영업현금흐름 & 현금 사용 추이]

 

여기에 해시 코프는 매출 대비 상당한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IBM의 비용 절감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의 10배가 넘는 인수가 역시 리스크로 작용한다. IBM이 기대하는 만큼의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다.

 

 

실적 부진 속 배당주로서의 매력도 반감

 

킨드릴 분사 이후 6%에 육박하던 IBM의 배당수익률은 한때 투자 포인트로 꼽혔다. 하지만 현재 장기 국채금리가 4.5% 수준까지 치솟으며 IBM 배당의 상대적 매력이 예전 같지 않게 됐다.

 

[IBM 배당수익률 vs. 10년 물 국채금리 추이]

[IBM 배당수익률 vs. 10년 물 국채금리 추이]

 

수익률뿐만 아니라 저성장에 발목 잡힌 IBM으로서는 주가 상승을 통한 자본이득마저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배당주로서의 매력이 크게 반감된 상황이다.

 

현재 IBM의 유일한 성장동력은 레드햇이 주도하는 소프트웨어 부문으로, 1분기 6% 성장을 기록했다. 반면 컨설팅과 인프라 부문은 각각 2%, 0.2% 성장에 그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회사 전체로는 여전히 더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IBM 소프트웨어 부문 매출 성장률 추이]

[IBM 소프트웨어 부문 매출 성장률 추이]

 

2024년 잉여현금흐름(FCF)은 120억 달러 수준으로 전망되나, 이는 주로 조정 EBITDA 성장에 기인한 것이다. 문제는 이미 1분기 FCF가 이에 근접한 수준이라는 데 있다. 연말까지의 추가적인 개선 여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IBM 분기별 잉여현금흐름]

[IBM 분기별 잉여현금흐름]

 

이에 따라 IBM의 2024년 실적은 큰 변화 없이 현재의 추세를 이어갈 공산이 크다. 시장 기대치를 크게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M&A에도 체질 개선은 요원.. 성장 동력 확보가 관건

 

IBM 주가의 최근 랠리는 대부분 작년 11월 이후 하락한 듀레이션 프리미엄 덕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적은 개선되고 있으나 여전히 외부 인수에 의존하는 모습은, 그간의 공격적 M&A에도 불구하고 체질 개선이 더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IBM의 클라우드 전환이 가속화되는 것은 사실이나, AWS나 애저 등 경쟁사 대비 기술 격차는 여전히 상당하다. 해시 코프 인수가 격차 해소에 도움이 될 수는 있겠으나, 당장의 의미 있는 성과를 기대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배당의 투자 메리트마저 반감된 상황에서 2024년 내내 IBM 주가의 추가 상승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단기적 랠리에 현혹되기보다는 자체적인 성장 동력 확보 여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IBM에게는 외형적 확장이 아닌 내재적 경쟁력을 강화할 때라고 판단된다. 인수가 아닌 혁신에 방점을 찍어야 할 시점이다.

 

 

참고

IBM: More Of The Same And Nothing To Be Excited About by Vladimir Dimitrov, CF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