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 주가 차트]
ARM은 지난해 9월 상장 이후 프리미엄 밸류에이션을 받아왔다.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의 독보적 위상 덕분이었다. 특히 AI 시대 도래와 함께 데이터센터용 칩 수요가 폭발하면서 ARM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됐다.
그러나 최근 오픈소스 아키텍처 RISC-V의 급부상으로 ARM의 입지가 흔들리는 모양새다. 여기에 중국 매출 비중이 높다는 점도 지정학적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주요 고객사마저 RISC-V로 이탈하는 분위기
ARM은 그간 스마트폰 CPU의 99%를 설계해 온 '독점 기업'으로 군림해 왔다. 에너지 효율성과 저전력 특성이 강점이어서 고객사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최근 무료 활용이 가능한 RISC-V의 약진이 거세지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진 RISC-V가 기술력 면에서 ARM에 미치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다만 연산 밀도와 전력 효율 측면에선 RISC-V가 우위에 있다. 특히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런 장점 때문일까.
작년 10월 퀄컴과 구글은 차세대 웨어러블 기기에 RISC-V 아키텍처를 활용하겠다고 공표했다. ARM으로선 굴욕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RISC-V에 대한 지지 기반도 확대되는 추세다. 2020년 결성된 RISC-V 기술 발전 컨소시엄에는 구글, 알리바바, 엔비디아, 인텔, 퀄컴 등 거물급 기업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들의 지원 속에 RISC-V는 기술력을 빠르게 진화시켜 나가고 있다. ARM 역시 이를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실제 투자설명서에서 RISC-V의 부상을 잠재적 리스크 요인으로 꼽은 바 있다.
로열티 수익 의존도 높아 약점 노출
RISC-V의 도전이 ARM에게 치명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로열티 수익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실제로 ARM 경영진은 V9 제품군의 로열티가 V8 대비 2배 높은 점을 강조하며, 이를 매출 성장의 원동력으로 꼽았다. 바로 이 대목에서 RISC-V의 존재감이 부각된다.
RISC-V가 주요 고객사들의 지지를 얻으며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ARM의 가격 결정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로열티 인상 시 고객사들은 RISC-V 기술력 제고에 박차를 가할 공산이 크다. ARM으로선 신기술 개발에 더욱 매달릴 수밖에 없고, 이는 R&D 비용 증가로 직결된다.
수익성 훼손이 불가피해 보이는 대목이다. 실제 ARM은 매출의 57%를 상위 5개 고객사에 의존하고 있어 이들의 이탈은 치명적일 수 있다.
중국 의존도 높아 지정학적 리스크도 ↑
ARM은 중국에서 상당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최대 고객사인 'ARM 차이나'는 2023 회계연도와 직전 9개월 간 각각 매출의 24%, 23%를 차지했다.
그러나 미중 갈등 격화로 인해 중국발 리스크가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 강화는 ARM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엔비디아가 A800, H800 등 중국향 GPU 성능을 제한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중국은 RISC-V 개발에 공을 들이는 중이다. 2022년까지 중국산 RISC-V 칩은 약 100억 개에 달했고, 같은 기간 중국 내 RISC-V 스타트업 투자금도 11억 8,000만 달러를 넘어섰다.
ARM에겐 골치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중국은 세계 최대 반도체 소비국으로, 2022년 기준 전 세계 판매량의 31.4%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RISC-V의 성장은 ARM의 중국 매출에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고평가 논란에 하락 여력 크다
ARM의 밸류에이션은 동종업계 대비 큰 폭의 프리미엄을 받고 있다. 2025 회계연도 기준 EV/EBITDA는 78.1배로 업종 중간값 14.49배를 크게 웃돈다.
시장 지배력을 감안하더라도 과도한 프리미엄이란 지적이 많다.
기업 | EV/EBITDA | 업종 중간값 | 프리미엄 |
마이크로소프트 | 24.01 | 14.49 | 65.7% |
아마존 | 14.53 | 9.41 | 54.4% |
애플 | 19.29 | 14.49 | 33.1% |
엔비디아 | 30.08 | 14.49 | 107.6% |
메타 | 12.05 | 7.68 | 56.9% |
알파벳 | 14.18 | 7.68 | 84.6% |
ARM | 78.10 | 14.49 | 439.1% |
RISC-V 위협이 본격화되고 중국발 리스크까지 대두된 만큼 ARM의 고평가 논란은 거세질 전망이다.
참고 자료 필자는 ARM의 적정 EV/EBITDA를 엔비디아와 유사한 30.08배로 보고 있다. 이를 토대로 한 ARM의 목표주가는 $41로, 현 주가 대비 60%의 하락 여력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구분 | 추정치 |
2025년 EBITDA | $1,310.1M |
2025년 EV/EBITDA | 78.1 |
업종 중간값 | 14.49 |
목표 EV/EBITDA | 30.08 |
적정 EV | $39,407.8M |
순부채 | -$2,180.0M |
적정 시가총액 | $41,587.8M |
발행 주식 수 | 1,025.2M |
목표 주가 | $40.56 |
현재 주가 | $101.95 |
하락 여력 | -60.2% |
물론 ARM은 RISC-V 대비 기술력 우위를 점하고 있다. AI 시장 호황에 힘입어 주가가 급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그러나 RISC-V의 도전이 만만찮은 데다 중국발 불확실성까지 안고 있다는 점에서 ARM의 전망은 녹록지 않다. 과도한 프리미엄은 점차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
Arm Holdings: Priced For Perfection While Facing Several Challenges by Ahmed Abdelaz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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