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팸시스템즈는 디지털 플랫폼, 디지털 통합, 인프라 관리 등 엔지니어링 및 SW 개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소비재, 헬스케어, 금융, 미디어 등 다양한 산업군의 글로벌 기업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EPAM 산업군별 매출 비중]
이팸시스템즈는 그간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높은 주가 상승을 기록해 왔다. 2008년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매출 성장률(CAGR)은 25.2%에 달한다. 유기적 성장과 소규모 인수합병이 고른 성장을 견인했는데, 특히 M&A 규모는 연평균 6천만 달러 수준으로 크지 않았다.
[EPAM 연도별 매출액 및 증가율 추이]
이팸은 고성장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률을 10년 이상 10% 중반대로 안정적으로 유지해 왔다. 지난해 매출 둔화로 마진이 하락했고, 올해도 다소간의 압박이 지속될 전망이다.
[EPAM 연도별 EBIT 마진율]
다만 최근 2년간 EPAM의 주가 흐름은 좋지 못하다. 성장이 둔화되며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1분기 실적 발표 직후인 5월 9일에는 주가가 하루 만에 27% 급락하기도 했다.
[EPAM 주가 추이(10년)]
1분기 실적은 양호했으나, 2024년 가이던스 하향 조정이 발목
5월 초 공개된 이팸시스템즈의 1분기 실적은 겉보기에는 나쁘지 않았다. 매출은 기존 제시한 가이던스 레인지 상단을, EPS는 컨센서스를 큰 폭으로 상회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이 부정적으로 반응한 건 2024년 전망치 하향 조정 때문이었다.
당초 EPAM은 올해 매출 성장률을 14%로 제시했지만, 이번에 -2.5% ~ -0.3%로 낮췄다. 비(Non)-GAAP EPS 전망치 역시 소폭 하향 조정됐다. 2분기 매출 가이던스는 전분기 대비 큰 폭 감소한 $11.35~11.45억 수준으로 제시됐다. 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이란 방증이다.
성장 회복 시점 불투명, 수요 둔화 장기화 우려
2023년 이팸의 매출은 그간의 고성장 역사와 달리 다소 주춤한 모습이었다. 애초 시장은 2024년부터 반등을 기대했지만, 1분기 실적 내용을 종합해 보면 그 시점이 좀 더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콘퍼런스콜에서 경영진은 거시경제 및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수요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하반기 수요 반등을 기대했으나, 아직 뚜렷한 신호는 없다는 얘기다. 특히 금융, 미디어, SW, 소비재 부문의 수요 둔화가 두드러진다.
[분기별 매출액 및 증감률]
차트에서 보듯 이팸시스템즈의 분기 매출은 2022년 4분기를 정점으로 감소 추세에 있다. 2분기 가이던스도 부진이 이어질 것임을 시사한다. COVID-19 기간 중 기저 효과로 인해 최근 실적 부진이 더 부각되는 측면도 있다.
다만 일부 고객사들의 수요가 회복되고 있어, 2024년 후반기부터는 점진적인 개선이 기대된다. 그러나 본격적인 회복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공산이 크다.
한 가지 긍정적인 점은 고객사 이탈은 없었다는 CEO의 발언이다. 이는 잠재적 성장 여력이 살아있음을 방증한다. 그럼에도 EPAM의 성장 궤도가 이전처럼 가파를지는 미지수다. 수요 회복 시기는 물론, 성장폭에 대해서도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현 주가 밸류에이션은 적정, 성장성 감안 시 매력도는 제한적
[EPAM PER 밴드]
이팸의 12개월 Forward PER는 현재 24.5배로, 장기 평균(28.8배) 대비로는 낮은 수준이지만, 아직 상당 부분 향후 성장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DCF 모델로 타산해 보면, EPAM의 적정 기업가치는 주당 $172.26로 산출된다. 이는 5월 9일 종가 기준 현재 주가 수준과 유사하다.
[DCF 기반 EPAM 적정가치 추정]
DCF 가정은 다음과 같다:
- 2025년 매출 성장률 6%, 2026년 12%
- 2024~2033 매출 CAGR 7.4%
- 영구 성장률 3%
- EBIT 마진율 13.4%(2014~2023년 평균)
- 가중평균자본비용(WACC) 11.38%
WACC는 자기 자본비용을 그대로 적용했는데, 이는 이팸이 유효한 차입금이 없기 때문이다. 자기 자본비용 산정에는 미국 10년 물 국채 금리(4.46%) 무위험 이자율과 Damodaran 교수의 자기 자본 프리미엄(4.6%) 등을 활용했다.
[EPAM 자기자본비용 셈법]
종합하면 EPAM의 현 주가는 성장 재개를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는 수준이다. 보수적인 가정 하에서 DCF 결과가 주가와 부합한다는 점에서 현 밸류에이션이 EPAM의 펀더멘털을 적절히 반영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물론 가정보다 성장이 빠르게 진행될 경우 추가 상승 여력은 있겠으나, 아직은 그런 전망을 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리스크 요인과 투자 의견
이팸시스템즈에 대한 핵심 리스크 요인은 수요 둔화의 장기화다. 거시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EPAM의 성장 궤도 진입이 지연될 수 있다. 수요 반등 시 회복 폭에 대한 불확실성도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긍정적인 점은 EPAM의 고객 다변화와 우수한 사업 역량이 장기 성장 기반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특히 고객사 이탈이 없었다는 점에서 시장 점유율 훼손 우려는 제한적이다.
당분간 EPAM의 성장 궤적과 시장 심리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최근 급락에 따른 매력도 확대 포인트는 있으나, 현시점에서 적극 매수를 추천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실적 추이와 수요 환경 개선 여부를 좀 더 면밀히 분석해 볼 시점이다.
이팸시스템즈는 고성장 역사를 보유한 우량 기업이나, 최근의 수요 둔화와 실적 부진으로 인해 성장 모멘텀이 약화된 상황이다. 향후 실적 개선 여부와 속도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따라서 투자에 앞서 좀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시장 환경 변화와 실적 추이를 꼼꼼히 모니터링하며, 성장 재개 시점과 폭을 가늠해 보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사료된다.
참고
EPAM Systems: Growth Recovery Is Pushed Back With Q1 Earnings Report by Caffital Re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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